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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학생부 오사카 여행-1일차(2024.2.13)

<프롤로그>

이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는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이번 오사카 여행과 관련이 있다. 담임목사님께서 본인이 동남아 오지 여행을 많이 경험하시면서 교회 학생부 아이들이 해외 견문을 넓힐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셔서 이 일이 시작됐다. 지난 2019년에는 2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베트남 다낭에 다녀왔다. 그리고 5년만에 두 번째 여행이 이뤄진 것이다.

 

2019년 여행을 하고 나서 2번째 여행은 언제쯤일까 막연하게 생각해 오다가 작년 여름쯤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학생부 학생이 5명이고, 주일학교 4~6학년 학생이 8명이다. 지금 있는 5명을 데리고 빨리 여행을 다녀오지 않으면 나중에 학생부 숫자가 여행을 하기에 너무 많아진다는 사실. 그래서 부랴부랴 계획을 세우고 목사님과 교회 재정부와 상의해서 일이 진행됐다.

 

2019년에는 베트남 다낭엘 갔다. 그곳에 아는 선교사님과 그 선교사님의 팀이 운영하던 여행사가 있었기에 현지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도움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여행사가 코로나 상황에 문을 닫았다. 교회 형편이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성비를 많이 따져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과 패키지 여행을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현지에서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꼭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엔 베트남은 패스. 그러면 어딜가지? 그러다가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우리 교회에서 함께 멤버로 지내다가 일본 선교사로 나간 분이 있다. 대학생때부터 나와 손발을 맞춰온 아주 친숙한 분. 바로 연락! 이러 이러한 프로젝트인데 학생들 인솔을 도와줄 수 있는가? 바로 오케이라는 대답! 그래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현지에서 도와줄 분은 찾았으니 다음은 숙소를 해결해야 한다. 그 때 또 한 분이 떠올랐다. 역시 DFC에서 동역하는 선교사님이자 나랑 신대원을 2년간 함께 다녔던 분. 이 분도 일본에서 교회 사역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교회에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역시 그래서 바로 연락. 이러 이러한 일정으로 멤버들을 데리고 가려는데 게스트 하우스 이용이 가능한가? 이번에도 역시 사용가능이라는 대답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 2개가 해결되는 순간!

 

이제 남은 건 돈을 만들고 학생들 준비를 시키는 것. 교회에서 제안한 일이기에 교회가 재정을 100% 감당하면 좋겠지만 우리 교회가 그럴 재정규모는 아니기에 예산을 짜고 재정부와 상의해서 교회와 참가자 가정이 각각 50%씩 분담하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교회에서 나는 인솔자로 경비 지원을 해 주셔서 우리집 1호 예원이의 비용만 부담하면 되게 되었다. 게스트 하우스를 사용할 수 있는 교회를 선정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여행지는 <오사카>로 정해졌다. 이제 여행 코스를 짜야 한다. 내가 다 짜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오사카 여행 책자를 도서관에서 왕창 빌려다가 학생들 품에 안겼다. 너희들이 가보고 싶은 곳을 골라 보거라!!! 그랬더니 <원피스 몰>, <애니메이트> 등 만화와 피규어 관련된 곳만 죄다 골라놨다. 그래서 나와 일본 현지에 있는 선교사님이랑 상의해서 절반 정도 고르고, 학생들이 가고 싶다고 한 곳을 절반 정도 넣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다 보니 최대한 많이 둘러보는 컨셉보다는 시간이 허락하는 안에서 좀 여유로운 여행이 되도록 계획했다.(사실 진행을 별로 그렇게 되지 못했지만....ㅠㅠ)

 

<드디어 1일차>

3박 4일 일정이지만 마지막 날 돌아오는 비행기가 오전이어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쓰려고 출발을 아침 7시 비행기로 잡았다. 그렇다 보니 공항에 새벽 5시에 도착해야 하고 그렇다 보니 새벽에 차량 운행을 돌아야 하는 상황. 그래서 아예 전날 아이들을 우리집에 다 모아놨다. 원래는 재우려는 생각이었는데 새뱍 3시에 기상하랬더니 다들 잠을 안자고 논다. 나만 잠시 눈을 붙임.

잠 안자고 노는 녀석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짐 확인하고 청주공항으로 출발~~~ 새벽이라 차가 별로 없어서 대전에서 45분만에 도착.

공항 도착해서 출국 수속하고 후다닥 탑승 완료. 어느덧 비행기는 출발하고.....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도착. 우리 팀을 도우러 나고야에서 어젝 밤에 넘어온 이초롱 선교사를 만나서 지하철 타고 오사카 시내로 이동. 지하철만 거의 1시간 탐.

우리의 숙소인 <오사카 희망교회>에 도착. 자매들은 3층, 형제들은 5층에 각각 짐을 풀었다. 바닥 난방이 없는 일본의 숙소 문화에 학생들은 살짝 당황. 일본에서 이 정도 규모의 교회 건물을 운영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학생들 눈에는 조금 낡고 미흡한 부분들이 더 눈에 크게 들어오나 보다. 숙소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못 씻을 것 같다.", "여기서 자기 힘들다." 등등... 이럴까봐 한국에서 사전 모임할 때 숙소는 호텔이 아니다, 너희들 기준에 좀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학생들의 이해와 기대랑 나의 설명 사이에 갭이 있음은 어쩔 수 없는 부분. 하지만 다행히 좀 지나서 일단 지내보겠다고 정리가 됐다. 감사한 일이다.

 

짐 정리를 하고 잠시 모여서 일정에 대한 브리핑과 이번 여행 기간동안 함께 지켜야 할 룰들을 이야기했다. 단기선교팀을 많이 대해 본 초롱 선교사가 능숙하게 학생들을 잘 인도해 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모임을 마치고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하려고 보니 벌써 오후 1시. 오전에 아무것도 먹은게 없으니 빨리 점심을 먹어야 한다. 일본에서의 첫 끼를 뭘 먹어야 할까? 희망교회 선교사님께 물어보니 근처에 시장이 있는데 거기 식당이 많다고 하신다. 그래서 검색해 보고 시장 안에 있는 라멘집으로 갔다. 학생들 모두 각자 먹고 싶은 라멘을 다양하게 주문했다. 나는 마제소바. 결과는 대만족! 학생들도 연신 맛있다를 연발하며 라멘을 흡입. 7명 라멘값 7천엔!

 

지하철을 타고 시내 난바 지역으로 이동했다.(지하철 요금 2,060엔) 난바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야사카 신사>라는 곳이다. 학생들에세 일본의 문화를 보여 주려고 일부러 신사 한 곳을 택했다. 일본 신화에 나오는 사자 머리로 유명한 신사라는 야사카 신사. 향을 피우거나 소원을 적는 종이를 매달거나 여러 낯선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우리 교회다니는데 이런 데 와도 되냐"며 농담을 하며 관람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사 앞에서 손을 모으로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사를 보고 난 뒤에는 학생들이 강력하게 가고 싶어했던 <애니메이트>에 갔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모든 물건들이 있는 곳이다. 특히 여학생들이 열광. 눈빛이 반짝 반짝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학생들의 관람이 끝나지 않아서 남학생들과 이초롱 선교사와 함께 카페에서 좀 쉬면서 기다렸다. 특히 우리집 예원이가 가장 오랫동안 가게를 누볐다. ㅋㅋㅋ

 

<애니메이트>에서 나오서 <도톤보리>로 향했다. 도톤보리에 가까워질수록 사람이 너무 너무 많았다. 어제 밤에 다들 잠을 안 잔 탓에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한 터라 사람 많은 곳에 가니 도톤보리의 그 화려함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나보다. 다들 빨리 가자고 난리. ㅋㅋㅋ 그래서 결국 글리코맨 간판 앞에서 단체 사진 하나 찍고는 바로 저녁 먹으러 이동!

 

저녁 메뉴는 스시로 정했다. 유명한 회전초밥 체인인 <스시로>에 갔다. 작년엔가 <스시로>에서 이상한 짓을 한 사람 때문에 일본에서 크게 문제가 됐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회전초밥 시스템이 내가 예전에 경험한 것과 달라졌다. 레일이 초밥이 계속 도는 게 아니라 앉은 자리의 키오스크에서 먹고 싶은 초밥을 누르면 그 초밥이 만들어져 주문한 테이블 앞에 와서 멈추는 시스템. 여학생들은 배가 고프지 않다며 초밥은 별로 안 먹고 디저트류를 많이 먹고, 남학생들은 40접시 가까이 초밥을 먹었다. 도톤보리에서 다 죽어가던 학생들이 초밥을 먹고 부활하는 기적의 현장을 보게 되다니... 20만원 넘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계산하고 보니 18,760엔. 

 

다들 졸려서 힘들어 해서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8시 정도에 숙소에 들어와서 간단히 모임하고 바로 취침모드. 다들 9시 전에 곯아 떨어졌다. 이렇게 스펙타클한 첫 날 클리어~~~ 잠들기 전 시계를 확인해 보니 오늘 2만보를 걸었다. 으악!!!!